손해배상(기)[서울지법 2000. 5. 17., 선고, 99가합63195, 판결:항소심조정성립]
【판시사항】건축주와 건축사 사이의 설계비지급약정에서 감리비를 포함하여 설계보수액을 정하고 건축사가 건축주의 행정적인 절차의 대행뿐만 아니라 공사현장에서 월 5회 이상 출장하여 시공자가 설계대로 시공하는지 여부에 대한 감시, 감독 및 조언을 하고 지적사항을 건축주에게 통지함과 아울러 착공시부터 준공시까지 착공신고, 기초중간검사, 단열중간검사, 설비중간검사, 공정보고, 감리일지 작성, 허가조건의 이행확인 등의 업무를 시공자와 협의하여 이행하기로 하는 사항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 후 완성된 건축물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 건축사가 맡기로 한 감리업무는 단순히 감독관청에 대한 행정적인 절차의 대행뿐만 아니라 공사에 관한 시공지도 및 확인, 현황조사, 공정관리, 품질관리, 안전관리 등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공사감리업무도 포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그 건축물의 하자는 시공자의 시공상의 과실과 건축사의 감리상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건축주와 건축사 사이의 설계비지급약정에서 감리비를 포함하여 설계보수액을 정하고 건축사가 건축주의 행정적인 절차의 대행뿐만 아니라 공사현장에서 월 5회 이상 출장하여 시공자가 설계대로 시공하는지 여부에 대한 감시, 감독 및 조언을 하고 지적사항을 건축주에게 통지함과 아울러 착공시부터 준공시까지 착공신고, 기초중간검사, 단열중간검사, 설비중간검사, 공정보고, 감리일지 작성, 허가조건의 이행확인 등의 업무를 시공자와 협의하여 이행하기로 하는 사항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 후 완성된 건축물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 건축사가 맡기로 한 감리업무는 단순히 감독관청에 대한 행정적인 절차의 대행뿐만 아니라 공사에 관한 시공지도 및 확인, 현황조사, 공정관리, 품질관리, 안전관리 등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공사감리업무도 포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그 건축물의 하자는 시공자의 시공상의 과실과 건축사의 감리상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750조 , 제760조건축법 제21조
【전문】【원고】홍준식 (소송대리인 변호사 주상수)
【피고】【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106,742,742원 및 이에 대하여 1999. 8. 14.부터 2000. 5.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5분하여 그 2는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피고는 원고에게 금 1억 7,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이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기초 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붙은 호증 모두 포함),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황영필, 유복규의 각 증언 및 당원의 현장검증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다. (1)원고는 1989. 12. 22. 종합건축사사무소 (상호 생략), (상호 생략)(이후 건축사사무소 (상호 생략)건축으로 상호가 변경되었다)이라는 상호로 건축설계업을 하던 건축사인 피고와 사이에, 원고 소유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649의 4 대지 지상의 한덕빌딩(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신축공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설계비지급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① 설계보수액은 감리비를 포함하여 금 3,300만 원으로 한다. ② 피고는 법정감리자로서 공사현장에 월 5회 이상 출장하여 설계대로 시공하는지를 감시·감독하고 조언을 하여야 하며, 지적사항을 원고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③피고는 위 공사와 관련하여 건축주인 원고가 하여야 할 모든 행정적인 절차를 대리하여 이행한다. ④피고는 설계업무 외에 공사감리 업무를 병행하여 수행하며, 착공시부터 준공시까지 착공신고, 기초중간검사, 단열중간검사, 설비중간검사, 공정보고, 감리일지 작성, 허가조건의 이행확인, 설계변경 사유 발생시 이에 필요한 자료 정리·작성, 준공에 필요한 도서 및 서류 작성, 기타 행정상 당연히 요구되는 모든 업무를 시공자와 협의하여 이행한다. (2)원고는 1990. 5. 21. 소외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게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를 공사대금 21억 3,400만 원에 도급주었는데, 공사규모는 지하 4층, 지상 10층, 연면적 3,982.6㎡이고, 주용도는 업무시설 및 근린생활시설이었다. (3)위 한덕빌딩 공사는 1992. 2. 7.경 완공되어 그 무렵부터 원고가 인도받아 사용하고 있었는데, 1995. 7.경부터 건물에 균열이 생기는 등 하자가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별지 하자 목록 기재와 같은 하자가 있어, 건축물 상태 및 안전성 평가상 D등급(주요 부재에 발생된 노후화 정도 또는 균열이나 변형이 허용범위를 초과하고 있거나, 구조물의 내하력이 설계의 목표치를 미달하고 있어 고도의 기술적 판단이 요구되고, 사용제한 여부의 판단이 필요한 상태)으로 평가된다. 나. 판 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에 발생한 하자는 소외 회사의 시공상의 과실과 피고의 감리상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공동불법행위자인 소외 회사와 각자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약정상 자신은 공사현장에 상주하면서 실질적으로 감리업무를 수행하는 상주감리자가 아니라, 이 사건 건물의 설계업무에 부수하여 관청에 제출할 서류의 작성 및 제출행위만을 대행하는 법정감리자에 불과하였으므로, 신의칙상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가 맡기로 한 감리업무의 성격에 관하여 살피건대, ① 이 사건 약정 중 감리업무와 관련된 부분은 감독관청에 대한 행정적인 절차를 대행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었던 사실, ② 원고와 피고는 별도로 감리비의 액수를 정하지는 아니하고 설계비에 포함되는 것으로 약정하였던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③ 건축사업무및보수기준(건설부공고 제129호) 제15조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설계·공사감리업무의 보수는 최소한 약 금 7,800만 원 {공사비총액(금 21억 3,400만 원)×해당요율(0.0366)} 이상이 되어야 하나,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가 지급받은 보수는 금 3,300만 원에 불과한 사실, ④ 증인 유복규의 증언에 의하면, 이 사건 약정 당시 피고가 경영하던 건축사사무소의 직원은 피고를 포함하여 4명에 불과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나, 한편 ①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가 맡기로 한 감리업무는 위에서 본 행정적인 절차의 대행뿐만 아니라, 공사현장에 월 5회 이상 출장하여 시공자가 설계대로 시공하는지 여부에 대한 감시, 감독 및 조언과 아울러 착공시부터 준공시까지 착공신고, 기초중간검사, 단열중간검사, 설비중간검사, 공정보고, 감리일지 작성, 허가조건의 이행 확인 등 실질적인 의미에서의 공사감리업무에 해당되는 사항도 포함하고 있었던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② 을 제2호증의 일부 기재 및 증인 유복규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 기간 중 피고는 1주에 1, 2회 정도, 피고가 경영하던 건축사사무소의 직원인 소외 유복규는 피고의 지시에 따라 공사기간 중 총 10회 정도 공사현장에 나가 시공과정을 점검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에서 본 이 사건 약정의 내용, 피고가 수행한 감리업무의 내용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가 맡기로 한 감리업무는 단순히 감독관청에 대한 행정적인 절차의 대행뿐만 아니라 공사에 관한 시공지도 및 시공확인, 현황조사, 공정관리, 품질관리, 안전관리 등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공사감리업무도 포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책임의 제한 다만,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와 같은 대형공사의 경우 이 사건 약정에 규정된 월 5회 정도의 출장만으로는 실질적인 감리가 이루어지기 어렵고, 피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지급받은 보수는 통상의 예에 비추어 상당히 적은 편이었으며, 이 사건 건물에 하자가 발생한 원인은 주로 소외 회사의 시공상 잘못에 기인한 것이고 피고의 감리업무 소홀은 하자발생에 대하여 기여한 정도가 소외 회사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작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정의의 관념 및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피고의 책임 범위는 20% 정도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2. 손해배상의 범위 가. 기지출 보수공사비 (1)내 역:1995. 7. 6.부터 1998. 4. 3.까지 이 사건 건물의 보수공사비로 원고가 지출한 비용 (2) 금 액:금 173,713,713원 [증 거] 갑 제8호증의 기재, 증인 황영필의 증언 나. 추가 구조보강 공사비 (1) 직접공사비 금 658,606,081원 (2) 산재보험료 금 8,513,838원 (3) 안전관리비 금 15,214,770원 (4) 일반관리비 금 36,223,334원 (5) 간접노무비 및 이윤 금 71,855,802원 (6) 합계 금 7억 9,000만 원(금 100만 원 이하 버림) [증 거] 갑 제4호증의 기재 다. 공실 임대료 원고는, 구조보강공사 기간 동안 공실임대료 손해액이 금 6,200만 원에 달하고, 부실의 정도가 심하여 임대를 할 수 없는 층의 공실임대료 손해액이 금 7,700만 원에 달하는 등 합계 금 1억 3,9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니 그 배상을 구한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라. 책임 제한 (1)기지출 보수공사비:금 173,713,713원×20%=금 34,742,742원(원 미만 버림) (2) 추가 구조보강 공사비:금 7억 9,000만 원×20%=금 1억 5,800만 원 (3) 합계:금 192,742,742원 마. 일부 변제액의 공제 피고는, 원고가 소외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합의금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기재와 증인 황영필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는 1998. 6. 5. 소외 회사와 사이에, 소외 회사로부터 합의금 4억 3,000만 원을 지급받는 대신 이후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공사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지 않기로 약정한 다음 소외 회사로부터 위 금 4억 3,000만 원을 전액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일부 변제된 금액은 피고의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그 공제될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공동불법행위자들의 피해자에 대한 과실비율이 달라 배상할 손해액의 범위가 달라지는 경우, 적은 손해액을 배상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손해액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는 많은 손해액을 배상할 의무 있는 사람의 채무 중 그 변제금 전액에 해당하는 부분이 소멸하는 것은 물론이나, 많은 손해액을 배상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손해액의 일부를 변제하였다면 그 중 적은 범위의 손해액을 배상할 의무가 있는 사람의 채무는 그 변제금 전액에 해당하는 채무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범위의 손해배상 책임만을 부담하는 쪽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부분만큼만 소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다19600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소외 회사의 일부 변제로 인하여 공제될 피고의 손해배상채무는, 소외 회사의 변제액에 피고의 책임비율을 곱한 금 8,600만 원(금 4억 3,000만 원×20%)이 된다 할 것이다. 바. 소 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금 106,742,742원(금 192,742,742원-금 8,6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1999. 8. 14.부터 이 판결선고일인 2000. 5. 17.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선중(재판장) 조건주 조건주 |